등록 : 2006.02.26 18:25
수정 : 2006.02.26 19:54
유레카
인터넷 ‘월드 와이드 웹’의 변화를 뜻하는 ‘웹2.0’이란 개념이 유행이다. 이 말을 만들어낸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가 팀 오라일리는 ‘웹2.0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2001년 닷컴 붕괴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뭔가 공통점이 있는 듯했다”고 했다. 이 개념은 성공 비결을 찾는 데서 나왔다는 소리다.
그가 말하는 특징은, 일방적 정보제공 대신 이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만들게 유도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를 편리한 방식으로 정리·제공하는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서비스를 팔며, 광고 대신 입소문에 의존한다. 그래서 공유·소통하는 인터넷의 본질로 돌아가는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가 예로 드는 변화는 이렇다. △‘더블클릭’(대기업·대형 사이트 위주 배너광고 대행 서비스)에서 ‘구글 애드센스’(자투리 문자광고 대행 서비스)로 △‘엠피3닷컴’(유료 음악사이트)에서 ‘냅스터’(무료 음악검색 서비스)로 △‘브리태니커 온라인 백과사전’에서 ‘위키피디아’(이용자가 만드는 무료 백과사전)로. 그리고 ‘웹2.0의 화신’은 바로 구글이다.
이 변화를 들여다보면, 비용의 절감이나 떠넘기기 또는 무료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보를 만드느라 비용은 드는데 유료화는 어려우니 짜증 유발하는 배너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것이 파산한 닷컴들이다. 그래서 살 길은 이용자 참여 유도를 통한 ‘정보 획득·축적 비용 떠넘기기’다. 그리고 ‘구글 애드센스’는 이런 추세에 가장 적합한, 거부감 적은 광고다. 위키피디아가 비영리·무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도 정보 축적 비용(노력) 분담 덕분이다.
이렇게 보면, 닷컴 붕괴를 극복한 인터넷기업의 공통분모인 웹2.0은 월마트의 온라인판인 셈이다. 어슐라 휴스의 〈사이버타리아트〉는, 이것이 바로 20세기 말 정보기술 중심 자본주의의 한가지 특징임을 ‘소비 노동’이란 개념을 통해 잘 보여준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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