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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5 22:12 수정 : 2006.03.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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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동 때 언론에 등장했던 ‘황제골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골프를 할 때 앞·뒤 팀을 받지 않았던 데서 유래했다. 이렇게 하면 대통령이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잘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는 대통령이 아니고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대통령 골프’라고도 불렸다. 이 총리의 경우는 티오프를 오전 마감시간보다 20분 늦게 해 결과적으로 황제골프를 친 셈이 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프는 횡포에 가까웠다. 거의 코스 하나를 통째로 전세 내다시피 했다. 그의 골프 행차 때 청와대에서 골프장까지 경호용 정사복 경찰이 길에 배치됐다. 골프장에 끼친 민폐도 엄청났다. 골프장 사용료는 말할 것도 없고 수행한 수십명 경호원들의 음식값도 제대로 낸 적이 없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청와대에 골프 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탐닉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골프 공화국’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재임기간에 골프장이 무려 139곳이나 인가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재임 때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었했고, 이를 지켰다. 골프가 국민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골프광으로 소문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골프 회동을 제안했지만 그는 자신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들어 거절했다.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두 사람의 새벽 조깅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골프를 하지 않았지만 골프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했다. 그의 재임기간에 박세리 선수가 세계 여자 골프계를 정복한 뒤 골프바람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황제골프가 동남아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일부 재력가들이 예약이 힘든 주말에 황제골프를 하면서 재력을 과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권력이 변한 만큼 골프 풍속도 변한 것이다.

장정수 논설위원 jsj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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