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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8 18:11 수정 : 2006.03.28 18:11

강정민 평화협력원 연구위원·원자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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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4월 초 일본 본토 북단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에 있는 로카쇼 재처리 공장이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한 실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의 가동은 ‘평화적 핵 활동’이란 명분 아래 핵무기 물질 획득을 꾀하고 있는 이란·북한 등에 구실을 주고, 재처리가 허용되지 않는 한국 등 대다수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들의 원자력 평화적 이용권리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또한 일본의 플루토늄 대량 재고는 테러집단들의 매력적인 탈취 목표물이 됨으로써 세계적인 핵확산 위험을 가중시킨다. 그래서 지난 1월26일 미국 의회 의원 6명이 로카쇼 재처리 공장 가동연기 요청서를 일본 정부에 보내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2월3일 국회 핵군축모임(PNND) 소속 국회의원 10명이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였다.

2004년 말 기준으로 일본은 영국과 프랑스에 37.4톤, 자국 안에 5.7톤 등 모두 43.1톤의 플루토늄 재고가 있다. 여기에 더해 로카쇼 재처리 공장이 가동되면 처음 2년 동안은 약 4톤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예정이며, 그 이후 본격적으로 돌아가면 매년 약 8톤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게 돼, 2010년이면 적어도 60톤(핵무기 7500기분) 이상의 플루토늄 재고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1994년 플루토늄 수급 균형에 근거하여 계획 이상의 잉여 플루토늄 재고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켰고, 97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일본 정부가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 재고를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가?

일본의 계획을 보면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은 플루토늄의 평화적 목적에 사용할 원자로가 없으며, 경수로용 플루토늄/우라늄 혼합 핵연료(MOX)를 만들 공장도 없다. 2009년에 고속로 몬주 재가동, 2010년부터 1~2기 경수로로 시작하여 총 16~18기 경수로에서, 그리고 2012년에 혼합핵연료 전용 경수로 운전으로 플루토늄/우라늄 혼합 핵연료를 태워나갈 계획이다. 이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일본의 플루토늄 재고는 2020년에 70톤이 남을 전망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플루토늄의 평화적 목적 운운하며 로카쇼 재처리 공장 가동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무장 의도라면 현재의 플루토늄 재고만으로도 충분하며, 도카이무라에도 이미 연간 2톤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재처리 공장이 있으므로 설득력이 약하다. 어처구니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로카쇼 재처리 반대 일본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종합한 필자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을 운영하는 ㈜일본원연(JNFL)은 심각한 재정적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조속히 재처리에 돌입함으로써 일본 정부로부터 재처리 적립금을 받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오모리현은 일본원연이 재처리에 들어감으로써 전국 원전으로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계속해서 반입·저장함으로써 이에 따른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원연과 아오모리현은 로카쇼 재처리 공장 가동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세계 안보를 위협하면서까지 일본이 지금 당장 로카쇼 재처리 공장 가동을 서두르는 이유가 단지 직접적으로는 일본원연과 아오모리현의 이윤 추구 때문이라는 게 뻔한 사실인데도 일본 정부는 평화적 이용목적 운운하며 로카쇼 재처리 공장 실질가동 준비를 끝마쳤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 가동은 즉각 중지해야 한다.


강정민/평화협력원 연구위원·원자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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