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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4 19:25 수정 : 2005.03.14 19:25

셀리그 해리슨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냉전 이후 미국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도적 자세를 취하느냐, 중국을 성장하는 전략적 경쟁자로 여기고 미-일 동맹을 통해 견제하느냐 하는 것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조지 부시 행정부는 경제적·전략적 이유로 조심스럽게 반중국적 입장에 서는 것을 피해 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위험한 수준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국 재무부 채권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기존 보유분은 팔지 않기를 원했다. 또 전략적 측면에서 보자면 부시 행정부 내부 강경파들이 북한에서 (미국과 함께) 정권교체를 촉진시키는 데 중국이 동참하거나, 최소한 미국이 원하는 방향에서 핵 문제를 매듭짓도록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를 원했다.

이들 두 가지는 여전히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면서 부시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강경해지고 있다. 최근 대양해군 전력 확보를 포함해 국방예산을 12.6% 늘리는 등 중국이 전략적 경쟁자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것도 대중 강경몰이의 한 이유가 됐다.

지난 2월19일 미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공동의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중국에 대한 강경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준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해역에서 합동 군사작전을 벌일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일 안보체제 구축을 통해 공동의 전략적 목표를 추구한다”며 “대만해협과 관련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공동 전략목표에 포함시켰다. 대만 문제를 공동 관심사로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새로운 것이다.

더 넓게 살펴보자면, 2월19일 공동선언은 불안한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지속되고 있는 긴장감, 더욱 도발적으로 대만 쪽으로 기우는 일본의 정책, 군사팽창 계획을 담은 일본의 방위계획대강, 동중국해에서 원유탐사를 둘러싼 중-일 긴장, 그리고 미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커지는 것 등이 그 사례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지속되는 긴장감은 1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반국가분열법’이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법 통과로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무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위협을 공식화했다.

중국으로선 한세기 전 대만을 일본에 빼앗겼던 약하고 분열된 중국과 대비되는 강하고 통일된 중국의 등장을 알리기 위해서 언제가 됐든 대만을 합병하는 게 필수적이다.

중국인의 눈으로 보면 일본은 여전히 대만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투자와 무역을 통해 이미 상당 수준의 경제적 침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욱 확대해 다시 한번 대만을 일본의 사실상 식민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이런 중국의 의심은 대만 독립을 적극 주창하는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방일을 최근 일본 정부가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깊어졌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계획대로 류큐제도 남단의 시모지시마에 미 공군기지를 건설할 것인지 여부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 계획은 두 가지 점에서 도발적이다. 우선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이 기지를 활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시모지시마는 중-일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센카쿠 열도와 가깝고, 중-일 간 동중국해 원유자원을 두고 분쟁의 초점이 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문제다.

해저유전 개발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은 춘샤오 지역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는 중국이 천연가스 생산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춘샤오 지역 문제가 폭발력 있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은 동중국해 여타 분쟁수역에도 알려지지 않는 원유자원이 더 있기 때문이다.

저명한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실린 미래 아시아에서 중국의 잠재적 역할과 관련한 논쟁은 미국 지식인 사회와 정치권에서 중국이 향후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잘 드러내준다.

존 미어셰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계속해서 힘이 커지는 중국은 미국이 서반구에서 유럽 열강을 몰아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미국을 몰아내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봉쇄해 궁극적으로 아시아를 장악할 능력이 없어질 때까지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핵 경쟁 시대가 힘의 정치를 변화시켰다”며, 미국과 중국처럼 핵 무장한 나라들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이 국방예산을 늘리더라도 “미국과 맞설 만한 군사력을 확보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브레진스키가 중국이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면 그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자국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선 미어셰이머의 지적도 옳다. 따라서 미국이 일본과 긴밀한 군사동맹관계를 맺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을 취하는 등 이를 가로막으려 한다면, 앞으로 커다란 문제가 불거질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든 통일된 한국이든 한반도에서 미군의 계속 주둔을 허용하는 것은 미-일 관계가 심화하면 할수록 그만큼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셀리그 해리슨 /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원문

Sino-Japanese tensions over seabed petroleum are already serious in the wake of China's decision to proceed from exploration activities in the Chun Xiao area to the actual production of natural gas. The Chun Xiao area is located just four miles on the Chinese side of the hypothetical median line in the East China Sea. The geological structures where China is extracting gas at Chun Xiao straddle the median line. Thus, Japan fears that China is sucking gas from the Japanese side of the line, even though Chinese production platforms are on the Chinese side.

What makes the Chun Xiao issue explosive is that there are untold additional petroleum riches in other contested areas of the East China Sea. Hardliners in Japan argue that it is important to draw the line now to deter China from similar incursions at Longjing and other East China Sea locations north of Chun Xiao where promising geological structures also straddle the line.

As China's energy needs continue to burgeon, Japan worries that China will become even more aggressive in pursing its seabed claims. Beijing rejects the very idea of a median line, insisting that the "natural prolongation" of its territory reaches all the way to the "Okinawa Trough" a seabed depression west of the Ryukus. Rich petroleum reserves are believed to lie in the "rise" along the bottom of the Trough where sedimentary deposits from the Yangtze have piled up over the millennia.

A widely-read debate over China's potential future role in Asia in the influential journal Foreign Policy exemplifies the rising fears in U.S. intellectual and political circles that China will be a strategic rival to the U.S. in Asia.

"An increasingly powerful China is likely to try to push the United States out of Asia," wrote John Mearsheimer of the University of Chicago, "in much the way that the United States pushed the European great powers out of the Western Hemisphere…The United States will seek to contain China and ultimately weaken it to the point where is it no longer capable of dominating Asia."

Responding to Mearsheimer, Zbigniew Brzezinski, former National Security Advisor to President Carter, argued that "the nuclear age has altered power politics," making accommodation between nuclear-armed states such as the U.S. and China unavoidable. Despite its increased military budgets, Brzezinski pointed out, China "is not trying to acquire the military capabilities necessary to take on the United States."

Brzezinski is right, in my view, if he means that China has no desire to challenge U.S. dominance at the global level. But Mearsheimer is right that China does feel entitled to be the dominant power in East Asia. Thus, if the United States stands in its way, forging increasingly close military ties with Japan that are designed to contain China, that would certainly portend big trouble in future years. In such an environment, the risks for South Korea or a unified Korea in permitting a continued U.S. military presence would multiply in direct proportion to the extent that U.S.-Japanese ties de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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