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20 18:47
수정 : 2005.04.20 18:47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된 대기오염 연구 자료와 이를 통해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대기오염이 시민들에게 끼칠 건강영향을 살펴보면 충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오염물질도 인체에 피해가 크지만 특히 미세먼지는 공중에 떠다니는 지름 10㎛(1㎛는 100만분의1m)의 작은 알갱이로 우리가 호흡할 때마다 몸 속으로 들어와 폐 깊숙이 침투, 폐손상은 물론 심장질환 등에 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의 급성 영향에 관한 최근의 국내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100㎍/㎥ 높아질 때 하루에 사망자가 2∼3% 증가한다. 특히 호흡기질환과 심혈관계질환 사망률 증가에 영향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울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급성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약 8%인 연간 1053명으로 추정된다. 서울의 미세먼지는 70㎍/㎥ 정도로 OECD 국가중 최고 수준이며, 더구나 경유 자동차 판매 허용과 더불어 대기오염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 스모그와 같이 고농도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기보다는 장기 저농도로 대기오염 패턴이 변화되면서, 대기오염의 피해 대상자는 태아·아동· 노인과 같은 생물학적인 약자와 오염지역에서 주거하는 지역주민 등 사회적인 약자에 그 피해가 선택적으로 더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는 대기오염 피해가 태아에까지 끼칠 수 있음을 암시하는데, 임신 중 노출된 대기먼지는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대한 소아 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해 전국의 초등학교 및 중학교 4만 42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초등학생의 13%, 중학생의 12.8%가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오염의 인체영향 피해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로써 초등학교 학생들의 질병관련 결석률 증가가 대기오염 증가와 상관성이 있음을 보이고 있다. 대기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로 어른보다 몸집은 작지만 단위 체중당 호흡량은 50%나 더 많아 대기오염 물질을 더 흡입할 수 있다.
기존 자동차 배출가스중 특별히 디젤 배출가스는 기도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택시운전기사, 미화원, 노점상등의 직종군이 도로변에서 특별히 자동차 배기가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 미세분진(PM10),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등 자동차 배기가스와 관련된 대기오염 물질에 많이 노출되어지고 이로 인한 건강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내연구에서 조사되었다. 직경 2.5 μm이하의 초미세입자는 다방향족탄화수소류 등의 발암성물질을 함유하는 경우가 많고 페포내 깊이 침투, 잔류하여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별히 미세분진 노출이 많은 디젤차량의 증가가 현재의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킬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서의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건강하고 살기 좋은 도시와 경쟁력있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이제 우리사회가 결단을 내려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대기오염을 가중시킬 위험이 큰 경유에 세금 부담을 늘려야 한다. 이번 조처가 영세상인과 생계형 화물차동차 운전자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다른 차원에서 세심한 배려가 물론 이루어져야 한다.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환경정의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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