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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3 19:01 수정 : 2005.05.03 19:01

‘제2 창간’ 가는 길 각계 쓴소리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솔직히 필자는 창간 초기부터 <한겨레>를 열심히 읽는 ‘열성 독자’는 아니다. 정치권에 들어와서 뒤늦게 기사도 꼼꼼하게 보고 사설도 읽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겨레의 논조 등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선 합리적 진보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유력한 신문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은 갖고 있다. 그리고 비판적 대안 언론이 기업으로서도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이런 인식과 충정에서 한겨레에 바라는 점 두어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과거 진보’ 머무는 인상

1987년 6월 항쟁의 열기 속에서 태동해 이듬해 5월 탄생한 한겨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사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신문이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반파시즘을 내걸며 한때 번성했던 유럽의 진보 성향 대중지들이 대부분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한 것에 견주면, 17년의 풍상 속에 한국 진보언론의 중심축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은 한겨레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신화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비롯해 민주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권위주의 시대의 ‘민주 대 반민주’라는 대립 구도가 급속히 해소돼 가는 지금 상황에서도, 한겨레는 여전히 이념적 진보성에 무게중심을 두며 ‘과거’에 머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안정 희구적인 중산층이 한겨레의 창간 초기에 가졌던 이미지, 다시 말해 ‘정파성이 강한 신문’ ‘정치 영역만 돋보이는 매체’라는 부정적 인식이 아직까지도 온전히 불식된 것 같지 않다. 물론 진보성이 한겨레 정체성의 근원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대 변화의 추이에 걸맞은 노력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독자들에게 시대흐름에 대한 균형 감각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독자 대중의 변화된 관심을 담아내려는 의지와 실천이 지금 한겨레에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울러 한 가지 더 주문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한겨레 10년사>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어리석은 꿈에 합류한 사람들이 있었다. … (중략) … 그들은 제대로 된 신문만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었다.” 한겨레의 창간 멤버들은 물론, 그 뒤 한겨레에 참여한 기자들의 소명의식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대목이다. 한겨레의 정의감과 진정성은 누구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마땅히 평가받아야 한다.

외부비판에 몸 낮추기를


그러나 이것이 일종의 도덕적 우월감으로 작용해 ‘작은’ 비판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하는 이의 자격을 문제 삼는 식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 개혁세력이 집권한 뒤 도덕적 독점의식을 지나치게 표출함으로써 초래된 부정적 현상들을 보면서 진보적 권력도 겸허함을 잃으면 타락할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한겨레가 엄정한 춘추필법의 자세로 역사의 증언자,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 구실을 다해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고언한 점 혜량하기 바란다.


17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한겨레>는 5월15일 창간 17돌을 맞습니다. ‘곧 망할 신문’이란 저주를 들으며 벌써 1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진보언론계 일각에서 <한겨레>와 분명한 선을 긋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간이 지났습니다.

되돌아봅니다. 국민이 만들어준 신문임에도 국민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늘 ‘진보언론’을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겨레> 스스로가 강해져왔는지 의문입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한겨레>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관한 각계 인사 열 분의 제안을 5월3일부터 차례로 싣습니다. 한겨레를 사랑하는, 아니 한겨레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간직한 모든 네티즌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야!한겨레’에 대한 댓글도 좋고, 네티즌 여러분의 독자적인 비판의 글도 좋습니다. 보도태도에 대한 비판과 제언을 통해 한겨레를 꾹꾹 밟아주시기 바랍니다. 네티즌 여러분 글의 하한선은 원고지 5매입니다. 상한선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쓴소리를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보리밟기’로 아로 새기겠습니다. 겸허히 새겨들으며 ‘제2창간’의 각오를 다지겠습니다.

네티즌 참여 | http://bbs3.hani.co.kr/Board/hankr/list.asp?Stable=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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