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10 19:38
수정 : 2005.05.1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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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이 세운 이순신 송덕비의 모습. 실제 송덕비는 간 데 없고, 사진만 1991년 발간된 <몽양 여운형 전집>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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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 여운형 선생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들 중에서 이순신 장군을 가장 좋아했다. 이순신 장군이야말로 여운형 선생이 생각하는 가장 한국인다운 한국인이었던 것이다. 이순신을 존경한 여운형 선생은 1934년 11월 어느 날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를 찾아갔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이순신 장군의 묘소는 황폐해 있어서 여운형 선생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래서 여운형 선생은 이순신 장군의 묘소 단장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싸웠던 점을 잘 알고 있던 총독부 쪽의 방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935년 봄 여운형 선생은 조선중앙일보사 사장이라는 방패막이를 가지고, 이 사업에 착수했다. 보기 흉하게 허물어진 묘를 손질하여 둥글게 만드는 등, 황폐한 묘소의 토역작업을 말끔히 마치고 나무를 심었으며, 서예가인 이각경 선생의 글씨로 이순신 장군을 칭송하는 송덕비를 세웠다. 이렇게 해서 여운형 선생은 이순신 장군의 조국애와 멸사봉공의 위업을 기리고 후손들을 위로하였다.
그러나 그 송덕비는 지금 어느 곳에도 없다. 여운형 선생이 세운 송덕비가 어느 곳에 있느냐고 어른들에게 물으면 “그런 물건은 없고, 그런 일 자체도 없었다”고 대답하신단다. 대개 그 어른들은 여운형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슨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두려움조차 느끼는 듯했다고 한다. 하기야 광복 60돌을 맞아서야 겨우 독립운동가로서 서훈이 된 이 마당에도 여운형 선생을 빨갱이네 친일파네 하는 사람들이 있는 다음에야. 그래서인지 1935년에 여운형 선생이 충무공 이순신을 위해 한 일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여상화/여운형 기념사업회 홈페이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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