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4 20:43
수정 : 2005.05.24 20:43
요즘 산나물 채취가 한창 성행이다. 산나물 채취를 테마로 하는 지자체 축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웰빙 바람을 타고 인공재배하지 않은 자연산 산나물은 무공해 식품으로 관심이 대단하다. 이맘 때면 지리산·설악산·오대산 등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는 곰취, 참나물, 두릅 등 봄나물을 뜯는 탐방객들과 공단 직원들 간의 실랑이가 끊이질 않는다.
“나물 조금 뜯는 것이 무엇이 문제입니까?”, 심지어 “나물은 이렇게 뜯어줘야 다음에 더 잘 자랍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과 크고 작은 다툼이 있다. 그리고 종종 독초와 산나물(동의나물과 곰취 등)을 잘못 구분하여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20개의 국립공원이 지정·관리되고 있으며 이 지역은 국토 전체 생물 종의 70% 이상이 서식하는 곳으로, 자연생태계의 핵심 지역이다. 국립공원은 이용하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이용은 반드시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먼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잘 보전된 자연생태계는 우리 세대만이 아니고 미래 세대도 같이 향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공원에서의 야생식물 채취는 학술연구 목적이나 지역주민에 한해 자연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소중한 식물자원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봄이 오면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은 산나물 채취꾼을 단속하느라 봄이 주는 따스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러나 직원들의 노력만으로 우리의 소중한 야생식물을 보호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 국토의 6.2%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인 국립공원을 소수인력으로 완벽히 보호할 수는 없다. 자연공원법에 의한 단속이나 처벌 이전에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및 지역주민 등 자연을 사랑하는 국민 모두가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동참할 때 소중한 자연자원은 진정으로 보호되고 다음 세대도 향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박기환/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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