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21 17:30
수정 : 2005.06.21 17:30
지난 13일 중국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로 사란진 초등학교 학생 8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물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저학년 학생들이 익사하는 순간에 남겨 놓은 절박한 손자국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해 보는 타산지석의 자세가 필요하다. 매년 6월 하순께 장마전선이 북상하면, 장마철 집중 호우에 대비하여 수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는 행정공문을 내려보낸다. 그러나 실제적인 대응책이나 실효성 있는 대비책을 내놓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재난 취약시설에 대한 예방점검이 선행되어야 하며 물론 이것이 행정지시로 그치지 않고,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대피훈련이 있어야만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지형 특성상 상습 침수 피해지역에서는 지리적인 특성에 적합한 예방책을 세워야만, 또 다른 수마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해마다 겪으면서도 차기 대응책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전시행정 때문에 재발방지책 마련은 그 때뿐이다.
재난업무를 보다 발전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해 나아가려면 첫째, 방재업무에 대한 업무 중요도를 높이고 그에 따른 유인책을 부여해야 한다. 업무의 중요도에서부터 뒷전으로 취급되는 방재업무가 실질적인 중요성을 재평가 받아 주요 혁신과제로 채택되어야 한다. 둘째, 업무처리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기관의 전체적인 방재업무계획을 수립하고 방향을 추진할 수 있도록 방재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탁상공론이 아닌 방재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현장 위주의 경험과 해외 연수를 통해 선진국의 방재지식을 체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관리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방재는 기관장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한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설마 재난이 일어날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재난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고의 유연성에서 재난 예방은 비롯될 것이다.
최원호/한영신학대 겸임교수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