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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30 19:46 수정 : 2005.06.30 19:46

<한겨레>는 17년 동안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감시하고 균형 잡힌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민족·민중 언론으로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방향으로 발전을 해 올 수 있도록 기여한 공이 큽니다. 그러나 제2창간 선언문에서 밝힌 대로 이젠 질적·내용적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일이 지금까지의 업적보다 더 큰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 질적·내용적 민주주의는 평등과 평화라는 담론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계급에 따른 차별이 없는 평등, 남녀의 차별이 없는 성평등, 외국인 노동자를 인간으로 대하며 인종에 따른 차별이 없는 평등, 장애인·소수자·사회적 약자를 차별하지 않는 인격적 평등, 나무와 짐승과 벌레 한 마리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자연만물에 대한 평등한 세계관을 가질 수 있도록 담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폭력을 미워하고 거부하는 문화, 싸움 없는 세상, 차별 없는 평등한 삶의 태도로써 북한을 대하는 평화로운 세계관, 군대 파병을 반대하고 전쟁을 거부하는 평화적인 자세,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정착을 위한 평화통일 교육, 식민잔재·독재잔재 청산과 민족문제를 포함하되 그것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것들까지 담아내는 평화의 담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인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사회의 모순은 더욱 깊어져가고 있으며,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세계지배 전략은 민족의 문제를 언제고 위태롭고 가파른 벼랑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평등과 평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가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 담론은 지배와 대립의 논리가 아니라 화해와 공존과 평화의 논리이어야 합니다. 통일문제 역시 민족문제이면서 동시에 문명사적 과제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유럽의 선진 복지국가들처럼 경쟁이 아니라 공존·공생으로 교육의 목표를 바꾸고 사회의 패턴, 삶의 방식을 바꾸는 거대한 사회적 노력을 제2창간운동과 함께 추동해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16돌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것처럼 국민의 45%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북유럽식 사민주의라고 대답했다면 그것에 대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검토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헌법에 대한 개정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의 질적·내용적 변화를 위해 바른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일이 제2창간의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봄의 풀은 제가 저를 살려 다른 생명들을 살리고 세상을 바꿉니다. <한겨레>의 제2창간이 그런 봄풀처럼 <한겨레>를 살리고 국민들을 살리고 세상을 바르게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도종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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