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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3 16:02 수정 : 2005.07.03 16:02

온통 붉은 웃옷을 입고 아리랑을 흥겹게 부르던 2002년 월드컵이 생각난다. 7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거리로, 큰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어 응원전을 펼쳤다. 인파가 차도로 넘쳐나는 것을 막기 위해 쳤던 경찰의 마지노선도 시간이 흐르면서 몰려드는 관중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면서 서서히 뒤로 물러섰다. 서로 존중하고 신나는 응원을 위해 군중들에게 최선의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길거리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관공서엔 로봇이 앉아 있어’ 무슨 말일까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주민이 찾아가면 공무원들이 로봇처럼 말하고 의례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깨끗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걱정스럽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정부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혁신이라고 외치면서 ‘진정한 혁신’을 위해 가슴 아닌 목소리만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있다. 감성시대를 맞이하여 정부도 ‘감성정부’의 속옷을 함께 입어야 한다.

‘감성정부’란 첫째, 국민들의 감성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 부분을 챙기되, 그들이 싫어하는 것은 피하고, 그들이 원하는 좋은 감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 둘째, 감성이 있는 행정을 수행해야 한다. 행정은 헌법과 법규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만큼 각종 법규도 감성을 고려한 상태로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 국민들의 만족감, 행복감을 높여 주어야 한다. 국정운영, 행정수행자 처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국민감정에 거슬려서는 곤란하다. 민주주의 주권이 시민에 있고 그 주권은 시민에 의하여 직접 행사된다. 따라서 정부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성정부’의 가슴으로 국정을 펼쳐야 한다. 이성정부에 의해 기본적인 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감성으로 국민 행복을 완성시켜야 한다. 정책의 최종판단을 주민 만족에 두고 추진되는 정책은 세심한 국민감정을 살펴야 한다. 깨끗한 정부가 만들어가는 혁신과 더불어 ‘감성정부’ 옷을 입을 때 곳곳에서 “대 ~한민국 ! 짝짜악짝 짝짝!” 손뼉이 마주칠 것이다.

지영환/성균관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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