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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4 19:49 수정 : 2005.07.24 20:06

신상훈 방송작가

야!한국사회

가족이 모여서 텔레비전을 보던 중 탤런트 권상우와 최지우의 키스신이 나왔다. 조용한 침묵이 흐르고… 엄마가 한마디 했다. “혀 짧은 것들이 무슨 맛으로 하냐.”

최근 드라마를 보면 키스신이 많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키스신을 자주 접한다. 여기서도 쪽~ 저기서도 쪽~ 나도 마흔을 넘긴 나이가 돼서 그런지 이런 철없는 연인들을 보면 한마디 해주고 싶다. “야~~ 부럽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쪽, 지하철에서도 쪽, 아파트 입구에서도 쪽, 고수부지 자동차에선 쭉~~~~. 아니 한국이 언제 이렇게 변했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뽀뽀뽀’를 보고 자라서 이렇게 변했나? 그리고 첫 키스의 나이도 점점 어려진다. 중·고등학교 때 이미 첫 키스를 완전정복 하는 경우가 많고 넘지 못할 선을 넘는 경우도 흔하다. 요즘 인기 있는 키스 장소 베스트 5를 조사해 봤다.

5. 지하철

사람들이 붐비든 안 붐비든 키스하는 연인이 많다.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는지 몰라도 남들 눈치 안 보고 키스로 작별 인사를 하는 커플이 점점 늘고 있다.

4. 아파트 복도

예전엔 아파트 놀이터에서 연인들이 자주 키스를 했지만 방범용 감시카메라가 설치되면서 복도로 장소를 바꾼 커플이 많다. 문 앞에서 키스를 하다가 문을 열고 나온 남자에게 “아빠” 이러면 그나마 다행이다. “여보~”라고 부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3. 자동차


자가용족이 늘면서 자동차를 내 방처럼 이용하는 커플이 늘었다. 사방이 유리로 뻥 뚫렸는데 왜 그렇게 대담해지는지…. 빨간불에 잠깐 멈춰서 있는 동안에도 참지 못하고 키스하는 커플도 있더라.

2. 놀이공원

예전엔 어둠침침한 레스토랑의 구석 자리에서 키스하는 연인들이 많았지만 이젠 놀이공원 밝은 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키스하는 커플이 많다. 특히 놀이기구의 짜릿한 절정의 순간에 키스를 나눈다면 더더욱 짜릿할 것이다.

1. 시도 때도 없이

이제는 키스가 특정 지역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도 그리 의식하지 않는다. 대로변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버스 뒷자리에서, 강의실에서….

이젠 남의 키스 장면을 쳐다보는 게 더 촌스럽게 느껴진다. 건강한 연인끼리, 부부끼리의 건강한 키스는 권장할 만하다. ‘시네마천국’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름다운 키스 장면을 떠올려 보라. 오늘 밤 아내에게, 남편에게, 혹은 연인에게 진한 키스를 선물해라. 첫 키스의 그 감동이 느껴지도록 찐하게 정열적으로 멋지게 해봐라. 그리고 길고 긴 입맞춤이 끝나면 이렇게 한마디 해라. “당신 오늘 〈한겨레〉 봤어?” 봤다고 하면 그냥 자고 안 봤다면 다음 대사를 읊어봐라.

“독일의 주간지에서 ‘키스를 많이 하면 오래 산다’는 발표를 했거든. 남녀가 사랑의 욕구를 가지고 서로의 혀를 주고받는 순간, 체내에선 강렬한 충동이 일어난대. 심장이 뛰고 맥박이 두 배로 빨라지며, 혈압이 오르고, 그러면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아드레날린을 배출하거든. 이 순간 체내에서 아미노산 복합물인 뉴로펩티드와 같은 화학물질이 배출된대.이 뉴로펩티드는 핏속의 모노치텐 활동을 활성화시켜 노화병의 기회를 차단하는 구실을 해서 오래오래 살 수 있대.”

대사가 너무 길어서 외우지 못하겠다면 이렇게 말해보라. “사랑해… 오래오래…”

신상훈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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