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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8 18:27 수정 : 2005.09.08 18:27

유레카

더글러스 맥아더. 미국 원수다. 검은 색안경과 목도리, 파이프와 말채찍으로 자신을 상징화했다. 미군 규정에 어긋나는 복장도 서슴지 않았다. 이미 40여 년 전에 숨진 그가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언론은 철거 주장에 ‘붉은 색안경’을 쓴다. 보혁 갈등으로 지청구를 댄다.

그래서일까. 뜬금없는 발상까지 등장한다. 인천국제공항을 ‘맥아더 공항’으로 바꾸잔다. 동상 철거는 아프가니스탄의 세계문화유산 대석불 파괴와 같단다. 동상이 서 있는 인천 자유공원에선 오는 11일 철거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린다. 그래서다. 동상 철거를 둘러싼 논쟁과 충돌에 앞서 맥아더를 차분히 톺아볼 필요가 있다.

옹근 60년 전 9월8일, 이땅에 들어오며 ‘점령군’을 자처한 맥아더는 군인의 전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노상 언론을 의식했다. 멋내기가 지나쳐 한 때 지팡이도 짚었다. 하지만 허약한 장군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부관의 말에 곧장 버렸다. 자신을 아시아 전장의 군사령관 가운데 ‘최고’라고 쓴 <타임> 기자를 초대해 깎듯이 ‘보답’했다.

왜 그랬을까. 까닭은 단순하다. 정치적 야망이 커서였다. 역사학자로 미국 국무부 역사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마이클 샬러는 <더글러스 맥아더>에서 진실을 전해준다. 샬러는 맥아더가 권력을 열망했다고 한다. 딴은 그것도 자유일 수 있다. 정작 문제는 한국전쟁이다.

아직도 많은 한국인은 맥아더가 해임되지 않았다면 통일되었으리라는 환상에 젖어있다. 하지만 그의 전략은 ‘광기’였다. 원자폭탄 투하를 전제했다. 더구나 1차 투하 대상으로 26곳을 꼽았다. 전략을 실행했다면, 만주와 이땅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회색 산하’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그 점에서 맥아더의 재발견은 절실한 과제다. 미국 조지 부시 정권이 평양에 ‘선제 핵공격’을 위협하고 있기에 더 그렇다.

손석춘 논설위원 s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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