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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8 18:35 수정 : 2005.09.08 18:35

곽재성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 교수

기고

노무현 대통령이 9일부터 멕시코와 중미의 코스타리카를 국빈방문한다. 이번 멕시코와 중미 방문은 지난해 11월 남미 순방에 이어, 참여정부의 중남미 순방 외교를 완결짓는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멕시코 및 중미와 경제통상협력을 증진시키고, 투자확대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각종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보통신(IT)과 생명공학 분야의 기술협력, 두 지역간 중소기업협력 체제 구축, 학술문화 교류 등 새로운 의제를 발굴·추진하여 중남미에 대한 전방위적인 외교를 전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노 대통령 내외는 한인 멕시코 이주 100년을 맞이하여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여 중남미에 진출한 우리 한인들의 노고를 치하할 예정이다.

멕시코와 중미는 그 자체로도 우리나라와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큰 파트너이지만,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각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으로 이주한 중남미계 주민인 히스패닉 세력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중남미와 미국의 사회경제적인 통합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사회에서 히스패닉은 수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동시에 정치·경제적 지위도 상승하고 있다. 히스패닉은 미국 전체 인구의 12.5%로, 백인에 이어 최대 인종이며, 높은 인구 증가율로 2050년이면 그 비율이 25%에 이를 전망이다. 경제력도 급상승하여 평균소득 증가율이 미국 내 다른 인종의 2배나 되며, 현재 7000억달러 규모인 히스패닉계의 구매력도 오는 2010년에는 1조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사실은 대부분의 히스패닉이 남미보다는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해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이들이 미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출신국가나 지역사회와도 매우 끈끈한 유대가 있다는 점이다. 이민자들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본국과 비즈니스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학교나 병원을 설립하는 등 중남미의 사회경제발전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유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이민자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액이다. 2004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멕시코와 중미로 보낸 송금액은 각각 160억달러와 1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특히 경제규모가 작은 중미 일부 국가는 송금액이 국내총생산의 15%에 이르고 있어 국가재정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으로 부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포도농장에서부터 조지아의 육류가공공장에 이르기까지 저임금 히스패닉 노동력은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지탱하는 주요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과 멕시코, 중미 국가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이민을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이는 멕시코, 중미 지역과 각종 협력을 강화하면 미국시장 우회 진출의 길이 쉽게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한다. 역으로 우리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활발한 히스패닉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멕시코나 중미와 협력 증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관계 당국은 노 대통령의 멕시코·중미 방문을 미주의 사회경제 체제가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파악하는 계기로 삼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미국, 중남미를 연결하는 삼각체제를 거시적인 안목으로 구상해야 한다.


곽재성/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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