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11 17:34
수정 : 2005.09.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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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수/한국관광정보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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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열흘 전 제2차 개성 시범관광을 다녀왔다. 금강산 관광이 북쪽 주민들과 직접 만날 수 없고, 북쪽이 제공한 인위적 모습만 볼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면 개성 관광은 시내를 둘러봄으로써 제법 사실적인 북쪽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금강산의 편의시설 종사자들이 중국 조선족인 것과 달리 기념품 판매원,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통일관 접대원 등이 모두 북쪽 주민들이어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성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 금강산관광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금강산 관광에 대한 관심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을 못했던 부정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미 금강산관광을 통해 북쪽에 대한 신선한 호기심이 줄어든 것도 악재라면 악재일 수 있다.
이런 문제에 관련해 보수언론이나 북한 전문가들은 경제성 있는 매력적인 상품을 개발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물론 수요자 관점에서 볼 때 관광상품은 정치적 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상품이기에 이런 요구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공급자 처지에서는 남북 분단 현실에서 상품 구성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마저도 관광요금의 5분의3을 북쪽에 지불해야 하는 현실에서 공급자만의 역량으로 매력있는 관광상품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개성관광이 정상적인 관광상품의 특성을 갖출 때까지라도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하여 학생, 실향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 관광경비를 보조해주고, 민간기업이 기울이는 노력만큼 정부에서도 북쪽과 신원조회와 통관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북쪽과 협의해야 한다. 특히 금강산 관광에서도 나타났던 것처럼 남북관광의 성공 열쇠는 지속적인 관광객 방문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개성 관광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정경분리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관광교류는 인적교류를 통하여 적대감을 해소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정란수/한국관광정보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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