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14 21:43 수정 : 2005.09.14 21:43

유레카

나노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말이다. ‘난쟁이’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다. 분자 정도의 크기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건 0.1밀리미터가 한계라니, 크기를 어림하기도 어렵다. 나노기술은 나노미터의 극한까지 정밀화를 추구하거나 원자와 분자 단위로 물질을 제어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원자와 분자를 조작하거나 결합시키면 새 물질 창조도 가능하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호르스트 스토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해 보인다”고 말했다.

역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먼이 1959년에 나노기술 개념을 처음 제시했고, 86년 발간된 <창조의 원동력> 저자인 에릭 드렉슬러는 초소형 ‘어셈블러’라는 기계를 사용하면 0.1나노미터의 원자, 1~2나노미터의 분자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허황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50나노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데서 보듯, 나노기술은 구체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전자·재료·의약·에너지 등 거의 모든 기술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식량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고, 테라(10의 12제곱)급 반도체 개발로 슈퍼컴퓨터가 데스크톱 크기로 작아질 수도 있다. 선진국은 물론 우리 정부도 나노기술을 21세기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보고 기술개발 지원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나노기술과 인간>이란 책은, 나노입자는 모든 생물에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독물학 보고가 적지 않고, 환경 운동가들은 나노입자를 차세대 석면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스스로 복제하는 나노로봇이 인간 통제에서 벗어나 지구를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과학자도 있다. 과학기술은 빛과 그림자를 함께 가져온다.

김병수 논설위원 byungs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