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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6 18:06 수정 : 2005.09.26 18:06

유레카

수도권 음식점의 절반이 중국산 김치를 쓰는데다 그 중 일부에서 납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김치의 원조는 중국이라고 한다. 중국 고전인 <시경>에 발효된 채소가 언급되어 있고, 만드는 법은 서기 6세기 농업종합서 <제민요술>에 처음 나온다. 이성우 교수의 <고려 이전의 한국 식생활사 연구>를 보면, 우리의 경우 <삼국사기>에 나오는 신문왕 폐백 품목에 김치로 추정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김치가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첫 문헌은 고려 중엽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이다. “순무를 장에 박아 넣어 여름철에 먹고 소금에 절여 겨울철에 대비한다”는 내용이다. 고려 땐 김치에 젓갈이나 육류를 쓰지 않았으며, 소금을 뿌린 채소에 마늘·생강 같은 향신료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고추가 들어간 김치는, 고추가 전래한 지 약 160년 지난 1760년께 문헌인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에 처음 언급된다. 나박김치·동치미 6가지, 짠지 4가지, 소박이 4가지, 장아찌 6가지, 김장(침장) 4가지 등 다양한 김치가 소개되는데, 고추나 고춧가루를 쓴 것은 오이소박이, 일종의 짠지인 무함저와 미나리함저, 오이를 삶아 절인 오이숙저 등 4가지다.

김치와 관련된 가장 큰 의문은 중국·일본의 유사 식품과 달리 왜 우리 김치에만 고추가 쓰였냐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석으론, 붉은색을 좋아해서 썼을 거라는 설, 18세기에 소금이 부족해지자 소금을 줄이는 대신 고추를 많이 썼을 거라는 설 등이 있다. 17~18세기에 이미 양념과 젓갈 개념이 확립됐는데, 독특한 맛의 고추를 새로운 양념으로 주목했을 거라는 말도 있다.

아무튼 고추 덕분에 김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우리만의 발효 식품으로 발전했다. 이번 가을엔 공장김치에 밀려 잊혀질 처지에 놓인 ‘어머니 손맛’이 담긴 김치의 비법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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