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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2 19:59 수정 : 2005.11.02 19:59

유레카

1972년 이후 우리나라는 여섯차례의 경기순환을 겪고, 98년 8월부터 7순환기에 접어들었다. 6순환기까지 확장국면이 평균 33개월, 수축국면은 19개월이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수축을 거쳐 확장으로 가는 형태를 반복했다. 그런데 7순환기에 들며 흐름이 이상해졌다. 1999~2000년에 경기가 좋더니 2001년 나빠졌고, 2002년에 경제성장률이 7%에 이르며 회복하는가 했더니 2003년 3.1%로 곤두박질쳤다. 2004년에 4.6%로 잠시 올라섰다가 뚝 떨어진 뒤 올해 3분기에 4%대를 다시 회복했다. 그래서 지금이 7순환기 끝인지, 7순환기를 거쳐 8순환기를 지나고 있는 건지 경제학자들도 헷갈려 한다.

복잡한 분석은 학자들에게 맡기고 몇 가지 사회현상을 통해 경기를 살펴보면 어떨까. 〈맨큐의 경제학〉에는, 경기와 쓰레기 배출량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 주장이 짤막하게 소개돼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가전제품 등의 구입이 늘어 쓰레기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사례를 보면 쓰레기양이 호황 때 늘고 불경기가 오자 줄었다고 한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1920년대와 30년대, 60년대의 호황·불황 시기를 관찰해 보니 여성의 치마 길이가 호황 때 짧아지고 불황기에는 길어졌다고 했다. 절도를 비롯한 생계형 범죄 발생건수와 경기는 반비례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올해 6월까지 서울시의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강남구의 6월 배출량이 5월보다 5% 증가한 건 이채롭다. 절도 발생건수는 경제성장률이 약간 높아진 지난해엔 줄었다가, 올 상반기 경기가 나빴던 탓인지 올 들어 다시 늘었다. 두 통계에서 뭔가를 찾아내기엔 아직 이른 듯하다. 그런데 한층 짧아진 치마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이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눈에 띈다. 객쩍건 말건 모리스 말이 맞았으면.

김병수 논설위원 byung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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