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0 18:14
수정 : 2006.01.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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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렬 경실련 과학기술위원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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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2000년대 접어들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문제가 사회 이슈로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과학기술 중심 사회 구축’을 국정 어젠다로 채택하고 현재까지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에서 내놓은 이공계 기피 해법의 상당부분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유하려는 노력 대신 당장 눈에 보이는 부분을 가리려는 대증적, 전시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공계 학부생 장학금 지급’이라든지 ‘스타 과학자 만들기’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황우석 사태는 황우석 개인의 문제를 떠나서 우리 과학계가 안고 있는 모순과 부조리가 한꺼번에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박혀 있는 수직적, 폐쇄적 조직문화가 연구실에까지 고착되어 수평적 의사 전달과 투명한 운영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은 때이른 이공계 위기의 근본이 이공계 천시 등의 외적 요인뿐 아니라 내부의 모순적 구조에도 크게 기인하고 있음을 절감케 했다.
기술 간의 융합과 국제공동 연구가 연구개발의 정형으로 부각되고 있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수평적, 개방적인 연구개발 마인드 확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번 사태로부터 과학기술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깨달은 바가 많을 것이다. ‘스타 과학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연구개발 시스템이 구축되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다. 향후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은 21세기 정보지식 산업사회에 걸맞게 창의적이고 개방적이고 투명한 환경에서의 연구개발이 정착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맹성렬/경실련 과학기술위원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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