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올려놓은 분유통을 엎질렀다. 몇 번을 말렸건만 기어코 내려서 먹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아기들이 타 놓은 분유 남기는 것도 아깝고, 금방 갈아입은 기저귀에 X 싸는 것을 무지 아까워했던 나. 버럭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이런 상황이 또 언제 생기랴 카메라를 찾아서 찍어댔다. 나중에 더 커서 보여주고 싶었다. 어릴 때 저러고 놀았다고.
아이를 혼내기 전에 10까지 세어보자. 아이가 진정 혼이 나야 하는 일인지 아님 내가 귀찮아서 혹은 단지 아까워서 혼을 내는 건지 ….
이태임/서울 강남구 수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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