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17 19:24
수정 : 2012.12.17 19:24
모래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곳. 연인들이, 가족들이 낭만을 즐기며 거닐고 있는 평화롭고 서정적인 바닷가. 숭숭 뚫린 게 구멍이 숨 쉬고 있는 보드라운 갯벌을 밟으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뛰어다니는 곳. 일년 내내 황홀한 일몰에 반한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그 다대포가 대책 없이 망가지고 있다. 몇년 전부터 진행해 오던 해변공원 조성 공사가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발걸음을 할 때면 헤집어 놓은 모래사장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이제는 차마 마주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어색하다. 어찌하여 자연이 그려준 아름다운 그림을 포기하고 인공의 어색한 옷을 입히고 마는 것인지…. 이리저리 휩쓸려 떠밀려 온 어린 갈대 하나가 헝클어진 머리를 풀고 핏빛 울음을 토해낸다.
김한선/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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