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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15 22:11 수정 : 2006.02.15 22:11

사설

현대·기아자동차가 1차 협력업체들과 부품 납품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 등 경영여건 악화로 이 회사가 올해 초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한 바 있고 보면, 말이 조정이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것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1차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가 인하는 2차, 3차 협력업체에 더 큰 고통으로 다가간다.

환율 하락으로 순이익이 눈의 띄게 주는 데 따른 경영진 고민이나, 세계 자동차 업계의 비용 절감 경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 해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이익을 지키려 한다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할 뿐더러, 싹터 가는 재계의 ‘상생 경영’ 다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이젠 납품업체 쥐어짜기에서 벗어나, 엔화 강세 시절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했던 것처럼 자체 비용을 줄이고 부품업체와 함께 생산성 향상으로 난국을 뚫는 쪽에 무게를 둘 때도 됐다.

현대·기아차가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계열사나 글로비스 등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는 많은 이익을 남겨주고 있는 데 대해 국민과 시민단체가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할 터이다. 정의선씨는 이를 토대로 경영승계 자금을 쌓아가고 있다. 굳이 고통 분담을 얘기한다면 계열기업과, 정의선씨 지배 아래 있는 기업으로 넘겨주는 이익부터 거둬들이는 게 올바른 순서다.

협의 중인데 너무 앞서 걱정하는 감도 있지만, 그간 전례의 잔흔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완성차-부품 업체간 상생’이 구두선이 아님을 이번 협의를 통해 보여줄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상대적 고임금을 받는 노조가 상생에 앞장선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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