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6 22:51
수정 : 2006.03.06 22:51
사설
1차 시범운영 중간점검 결과, 교원평가제에 대한 교사들의 기대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운영을 강행한 교육인적자원부가, 시범운영을 자청한 학교를 상대로, 불과 석 달 동안 시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뜻밖이다.
그동안 교원들은 자신을 대상으로 삼는 교원평가제 도입에 극력 반대해온 것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조사대상 교원 66.7%는 교원평가제가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57%는 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58.3%는 학교 개선에 각각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부정적인 기대는 10% 안팎에 그쳤다. 학생의 평가가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다거나, 부모의 평가가 인상비평에 머물 우려가 높다는 따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조사에서 다수의 교원은 평가제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교육부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그러나 이번 조사의 한계는 명확하다. 예컨대 기존의 근무평정제에 대해 교사들 80% 이상이 부정적이다. 기존의 근평제와 새 교원평가제를 함께 운영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면 교사들이 어떻게 답했을까. 굳이 대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이렇게 해석돼야 한다. 교원들은 교원평가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독선적인 기존의 근평제는 존속시킨 채 새로운 교원평가제 도입엔 반대한다. 그건 교원에 대한 이중의 통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8월까지 2차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교육부는 설익은 여론을 앞세워 단독 강행을 능사로 삼아선 안 된다. 교육 주체 동의 아래, 다양한 형태의 평가 모델들을 시도해봐야 한다. 학교 자치 틀 안에서 이뤄지는 평가나, 근평제 쇄신 위에서 이뤄지는 평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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