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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6 21:12 수정 : 2006.03.16 21:12

사설

이변도 운도 아니었다.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리그에서 일본을 다시 한번 꺾으며 전승으로 4강에 오른 건 저력의 발휘였다. 우리도 알지 못하던 저력을 세계에 일깨우고 보여준 한판이었다. 4강 진출권을 사실상 따둔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조 편성과 경기 일정을 입맛대로 짜고 편파 판정을 하는 등 대회를 얼룩지게 한 미국에 우리 선수들은 스포츠맨십의 진수를 가르쳤다.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우리팀이 결코 미국이나 일본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얻은 승리기에 더욱 빛난다. 감독과 코치진의 탁월한 용병술, 똘똘 뭉친 선수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일궈낸 성과다. 재외동포를 포함한 국민들도 한마음이었다. 일본전 9회 말 2사 1루.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의 고비에서 구원투수 오승환 선수의 손에서 볼이 떠날 때, 적어도 그 순간만은 선수뿐 아니라 국민 모두 하나였다. 과정이 당당했기에 결과가 더욱 값지다.

4강 진출은 한국 야구 101년사의 쾌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민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자산을 안겨줬다. 자신감이다. 두루 뜻을 모으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음도 새삼 깨닫게 했다. “우리가 힘을 합치고 각자가 자기 맡은 일에 충실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일본전 선발 투수로 나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찬호 선수가 밝힌 소감은 가슴에 와닿는다.

갈등을 풀기는커녕 키우고 있는 사회 각 부문의 인사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한국’이라는 이름 또는 상표를 세계에 알린 스포츠 마케팅 효과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덤이다. 잘했고, 남은 경기에서도 더 잘해주길 바란다. 달리 무슨 할 말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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