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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20:00 수정 : 2006.03.20 21:29

사설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현직 검사장이 윤씨한테 수상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한 부장판사는 수배 중인 윤씨와 골프를 치고 돈거래를 했다고 한다. 검찰의 계좌추적 내역이 하나둘 확인되면서 재판을 받는 도중에만 5건의 혐의가 추가됐다. 도대체 윤씨의 로비와 청탁 대상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 현직 판사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윤씨와 거리낌없이 골프를 즐겼고, 주식으로 돈을 불려주겠다는 제안에 선뜻 5천만원을 건넸다. 한 지방경찰청장은 경찰 총수로 밀어주겠다는 말 한마디에 윤씨가 소개한 민원인한테 실무 수사팀과의 면담을 주선했다. 기업인도 예외가 아니다. 검찰 조사를 앞둔 대기업 부사장은 무려 200억원짜리 공사를 대가로 요구하는 윤씨한테 매달려 선처를 호소했다. 은밀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수천만원이 아깝지 않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라면 범법자와의 돈거래도 마다지 않았다. 국민들은 윤씨의 사기 행각보다 우리 사회 힘있는 이들의 이런 뒤틀린 관행에 더욱 허탈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윤씨와 수상쩍은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정치인, 검·경과 법원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불법적인 로비의 실체를 어느것 하나 속시원히 규명하지 못했다. 현직 검찰 고위층의 돈거래 혐의는 한 달 가량이나 쉬쉬하며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검은돈 거래의 실체는 온데간데 없고 양파 껍질처럼 새롭게 불거지는 의혹들만 국민을 헷갈리게 한다. 어차피 특검에서 다룰 문제라는 소극적 태도로는 수사가 제 성과를 낼 수 없다. 검찰은 ‘단군 이래 최대 브로커’라는 의혹에 걸맞은 수사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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