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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20:01 수정 : 2006.03.17 20:01

사설

동아시아의 주요 세 나라인 한국·중국·일본 사이에 정상외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설 자리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서는 ‘고이즈미 제끼기’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정상급 대화의 통로가 닫힌 지는 이미 오래 됐다. 지난해 말에 일본 답방계획을 유보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삼일절 기념사에서 인류 보편의 양심과 역사의 경험까지 거론하며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행위를 비판했다.

우리는 동아시아 외교무대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양심이나 도덕적 차원에서 추궁을 받으며 무시당하고 있는 듯한 현상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북한 핵 문제 해결,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체 건설 등 이 지역의 공동과제를 생각할 때 정상외교의 부재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하물며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지도자를 골탕먹이려고 의도적으로 공동전선을 펴는 것으로 본다면 터무니없는 오산이 될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사태가 오는 9월 고이즈미 총리가 퇴진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점이다. 중-일 관계는 외교 책임자들 사이에 가시돋친 말이 오가고, 도쿄 주재 중국 대사가 일본 외무성의 소환을 공개적으로 무시할 정도로 험악해지고 있다. 문제가 이 정도로 꼬인 일차적 원인은 고이즈미 총리의 시대착오적인 야스쿠니신사 참배 정당화에 있다. 그의 참배 논리는 일본 안 우파인사들조차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는 이웃나라가 어찌 이해하겠는가? 동아시아 무대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식물인간’ 상태로 불명예 퇴진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냉철한 자성을 다시 정중하게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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