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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20:01 수정 : 2006.03.17 20:01

사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대학을 순회하면서 2008 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설명회를 시작했다. 보수언론은 ‘협박성 방문’이라고 비난부터 쏟아냈지만, 내용을 보면 읍소에 가깝다. 교육부 주요 간부와 교육혁신위 주요 관계자들이 일제히 나서서, 학교 쪽에 새 제도를 설명하고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군림하는 데 익숙했던 관료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공교육 정상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어 반갑다.

새 제도의 뼈대는 수능 성적 의존도를 낮추고, 학생생활기록부의 반영률을 높이는 데 있다. 학교생활의 결과를 대입에 더 많이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실 학생을 3년 동안 가르치며 지켜보고 테스트해 온 학교가 수험생을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한두차례 시험으로 능력·적성·인성을 파악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오만이다.

문제는 대학의 태도다. 이른바 7개 사립대는 지난해 말 내신 성적 반영률을 낮추고, 대신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본고사를 부활시켜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고, 공교육을 더 무력화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내신은 믿을 수 없고, 등급화한 수능은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석차 백분율로 제시되는 내신과 수능성적을 조화시키면 변별력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대학별 고사 강화는 오히려 대학 서열구조만 고착시켜 더 좋은 학생 선발을 가로막는다.

교육 당국이 대학의 자율성을 부정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대학 자율성은 사회적 책무와 조화를 이루는 속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사회적 책무는 학교교육 정상화다. 교육 당국과 대학은 더 겸손하고 열린 자세로, 공교육 정상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대입제도 창출에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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