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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0 22:59 수정 : 2006.03.20 22:59

사설

3년이면 1100일 가까이 된다. 이 기간 이라크에서 미군이 하루 평균 2명남짓 숨졌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하루 50명꼴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 한 명에 저항세력 25명의 비율이니 미국은 ‘효율적인 전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이들 외에 이라크 민간인도 적게는 3만명에서 많게는 10만명까지 목숨을 잃었다. 하루 30~90명이나 된다. 이게 살육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라크 침공 세 돌을 맞은 어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해방 시작의 세 번째 기념일”이라며 “우리는 승리로 나아갈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더 많은 살육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지구촌 주요 도시마다 반전시위가 벌어지고, 이라크인 대다수가 미군 철수를 바라고, 미국인 절대 다수까지 ‘가치 없는 전쟁, 지는 전쟁’이라고 비판해도 부시 행정부는 모르쇠다.

이라크 침공 정당성 여부는 이제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다. 거짓 명분 뒤에 감췄던 미국의 벌거벗은 패권욕과 이권욕이 백일하에 드러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태를 악화시켜 놓고는 ‘미군이 떠나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협박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이란 공격설까지 솔솔 흘러나온다. 끝없는 ‘미국발 세계 안보불안’이다. 중동 민주주의는 중동인 스스로 피와 땀으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지 미국이 탱크와 미사일로 강요할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살육을 멈추지 않는 것부터가 반민주적이다.

베트남전이 ‘20세기 인류의 양심에 그어진 상처’였다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점령은 21세기 인류 양심의 시험대다. 세계는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전제로 이라크 및 중동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줏대없이 자이툰 부대를 보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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