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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6 22:39 수정 : 2006.03.26 22:39

줄기세포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드러났을 때 우리 과학계는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작지만 뿌듯한 자부심도 느꼈다. 조작의 진실을 다름 아닌 우리 학자들이 밝혔고, 심판대에 올렸으니 그럴만도 했다. 세계 학계는 그런 자정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요즘 과학계는 그 작은 자부심마저 잃어가고 있다. 서울대의 솜방망이 징계안 때문이다.

지난 20일 징계안이 징계위원회를 통과했으니 이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결정할 때가 다가온다. 거부할 경우 상급기관인 교육부에 재의를 요청해야 한다. 정 총장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다. 조만간 간부회의를 열어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과학계 전반의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 우선 이 사건은 서울대학교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세계인을 상대로 한 사기였다는 점에서 국가적 사건이다. 징계에 결과에 세계의 눈귀가 쏠린 것은 이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학계의 수준 높은 자정 능력으로 말미암아 세계 학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솜방망이 징계는 이런 평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둘째 서울대는 몇 해 전부터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수의대 기관윤리심의위원회는 면죄부만 주었다. 경징계를 강행할 경우, 서울대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기도 어렵게 된다. 셋째, 국가가 논문조작을 숨기고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안이다. 나라의 신인도가 걸린 문제인 것이다.

기회는 남아 있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흔들림 없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정 총장의 사과문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대학이 진리와 정의를 포기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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