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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5 18:44 수정 : 2006.04.05 18:44

사설

아슬아슬하게 미봉됐던 쇼트트랙계 파벌싸움이, 다시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하고 돌아온 선수단의 환영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렸다. 스포츠 정신을 여지없이 뭉개버린 추태였다. 경기장 안이었다면 당연히 퇴장감이었다.

쇼트트랙은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거둔 31개의 메달(금 17, 은 8, 동 6) 가운데 29개(금 17, 은 7, 동 5)를 따냈다. 국민들이 쇼트트랙 선수단에 대해 갖는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번 추태로 말미암아 자부심은 실망으로, 긍지는 수치심으로 바뀔 지경이다. 스포츠맨으로서 자질을 근본적으로 의심받는데 어떻게 긍지를 가질 수 있을까.

문제는 선수들에게 있지 않다. 선수들을 학맥이나 인맥으로 갈라놓고, 선수단 구성과 운영의 주도권 다툼이나 벌이는 어른들에게 있다. 이들은 겨울올림픽의 유일한 금메달 종목인 쇼트트랙의 선수단 구성과 운영을 이권으로 만들었다. 파벌 사이 투서질은 기본이고, 선수들에게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도록 부추기는가 하면, 특정 코치를 거부하도록 했으며, 연습도 따로 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코치의 눈치를 보느라 우승한 동료에게 축하 인사도 건네지 못한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안현수 선수가 생명과도 같은 스케이트를 벗어버리고 싶다고 했을까.

빙상연맹은 파벌 해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정 집단에 소속한 지도자는 대표팀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선수단이 일궜던 기적은 파벌에서 자유로운 히딩크 감독의 원칙에 충실한 용병술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른 종목도 쇼트트랙 사태를 타산지석 삼아 파벌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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