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28 18:56
수정 : 2006.04.28 18:56
사설
한국과 일본,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 다섯 나라 가운데 한국인들이 유독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렵다’고 느낀다는 조사가 나왔다. 일본 내각부가 출산·육아 실태를 조사해 보니, ‘아이를 낳아 키우기 쉬운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한 비율이 한국은 고작 19%였다. 일본 48%, 프랑스 68%, 미국 78%, 스웨덴 98%와 아주 큰 차이다. 또 한국과 일본은 육아를 여성이 도맡거나 주로 맡는다는 응답자 비율이 70%에 이른 반면, 스웨덴은 90%가 남녀가 분담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조사 결과는 어쩌면 당연하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한국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는 1.19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출산율이 낮은 원인의 하나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워 출산을 기피하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 키우기 어렵다는 건 우리 모두 절감하는 바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를 지나치기 어려운 것은 선진국들과의 차이가 너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출산 및 육아 대책과 관련해, 선진국 가운데 우리와 출산율이 엇비슷한 스페인과 이탈리아(2000년 기준으로 각각 1.20명과 1.18명)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회였다가 여성의 권리가 급속히 신장된 점, 청년 실업률이 아주 높은 점, 3살 미만 영아 보육률이 5%에 미달하는 점 등이 비슷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북유럽 나라들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여러가지로 우리와 비슷한 두 나라 사례는, 여성 일자리 확대와 육아비용 지원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여건을 갖춰주기 전에는 출산율도 높아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정부의 각성과 노력이 시급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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