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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8 17:27 수정 : 2005.02.18 17:27

경부고속철 경산~울산 구간에서 벌이고 있는 터널 공사 때문에 인근 마을에 지하수가 고갈되고 산지 늪이 마르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뿐만 아니라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건물에 금이 가고 가축들이 숨지고 있다고 한다.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선동마을 주민들은 1년 전부터 환경부와 철도시설공단에 피해 조사와 대책 마련을 호소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의 호소대로 하루빨리 정밀 환경조사를 벌여야 한다. 조사 결과 이들이 겪고 있는 피해가 터널공사로 인한 것임이 밝혀진다면, 종래 이루어진 고속철의 환경영향 평가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지금 또다른 터널공사가 진행 중인 수락산에서도 발파 진동으로 공사장 근처의 사찰들과 석조 불상에 균열이 생겨 공사가 중단된 사태가 발생했다.

터널공사로 인한 선동마을의 피해 여부가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천성산 터널을 둘러싼 오랜 논란의 핵심이 터널공사가 수맥에 영향을 끼치느냐의 여부였기 때문이다.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무제치늪 화엄늪 등을 고갈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도 터널공사가 지하수맥에 영향을 끼친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사 계속 결정을 내렸다. 지율 스님의 100일 단식으로 천성산 터널공사는 잠정 중단되고, 석 달 동안의 환경영향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선동마을의 경우는 허술한 환경영향 평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예정된 천성산 환경영향 평가를 3개월이라는 제한된 기간에나마 최대한 충실하게 진행하기를 당부한다. 나아가서는 실질적인 환경영향 평가로 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해찬 총리가 미리부터 천성산 환경영향 평가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꼬이게 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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