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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1 18:22 수정 : 2006.05.01 18:22

사설

옛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대재앙이 발생한 지 스무 돌이 지났다. 강산이 바뀐다는 세월이 두 번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얼마나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인접지역인 벨로루시에서는 사고 뒤 갑상선암 발생이 30배나 증가했다.

전문가 60여 명이 참여한 최근 조사에선, 27만 명의 암환자가 앞으로 더 나오고 그 중 9만3천명은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암은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문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사고 뒤 30년이 되는 2016년까지 전체 암환자 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사고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도 방사능 낙진으로 오염된 초원의 방목을 아직도 금지하고 있다.

체르노빌 재앙은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돌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국토가 좁아 전국민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대형사고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8일 부산 고리 원전 4호기의 화재는 원자로가 있는 핵심구역에서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였다. 경북 월성원전 3호기에서 한 달이나 방사능이 섞인 중수가 누출된 사고는 원전 노후화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가동 8년이 채 안 된 원전이다. 이보다 먼저 지어진 원전이 12기가 있고, 그 중에는 28년이 넘은 것도 있다.

그제는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지진이 네차례나 잇따라 일어났고 그 열흘 전에는 하루 다섯차례나 발생했다. 울진에는 원전 6기가, 그 주변에는 8기가 더 가동 중이다. 안전 불감증이나 원전 노후화와 함께 천재지변으로 말미암은 사고 위험성도 상존하는 것이다. 고유가 시대에 원전의 필요성이 자꾸 강조된다. 그러면 우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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