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02 19:45
수정 : 2006.05.02 22:40
사설
이른바 24개 주요 대학들이 어제 2008 학년도 입학전형의 기본원칙을 발표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반영률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대학이 일단 수용한 결과로 보여 반갑다.
그동안 주요 대학의 입학전형은 한국 교육정책을 뒤흔들어 왔다. 당국이 공교육을 정상화하려 애써도, 대학이 학생부를 무시하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 학생이 학교교육을 외면하고, 대학별 고사와 수능시험을 준비하느라 사교육에 매달리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학생부 중심의 2008 학년도 대입제도를 발표하자 주요 사립대는 학생부 반영률을 낮추고 수능 및 대학별 고사의 반영률을 높이겠다며 엇나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08 학년도부터 등급제로 바뀌는 학생부와 수능점수를 잘 활용하면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 내신 우수학생이 수능 우수자보다 대학에서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대학이 우수학생 유치를 이유로 학생부를 무시하고, 결과적으로 중등 공교육을 망칠 근거는 별로 없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어제 발표는 기본계획일 뿐이다. 교육부의 강권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서명했다는 대학도 있다. 따라서 정작 중요한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이 얼마나 높아질지는 속단할 수 없다. 2007 학년도 정시에서 주요 대학의 학생부 반영률은 40%이지만, 실질 반영률은 서울대 2.28% 등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정시에서 학생부의 영향은 전무한 셈이다. 6~7월 각 대학은 세부계획을 발표한다.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명목 반영률 수준으로 높아지도록 교육 당국과 대학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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