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10 19:58 수정 : 2006.05.10 19:58

사설

오늘(11일)은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5월)에 한 가정이 한 명의 아이를 입양하자는 취지로 정부가 올해 처음 지정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재앙에 직면한 터에, 해마다 2천명이 넘는 아이를 외국의 양부모에 맡기는 현실은 기막힌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미혼모가 낳았건 부모가 버렸건 이들을 기르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건 ‘고아 수출국’이란 불명예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다.

국내입양 어린이는 연간 1500여명으로 전체 입양의 40%를 차지한다. 국외입양 의존도가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추세는 다행스런 일이나, 뿌리깊은 혈통주의 탓에 여전히 자식 없는 부부가 남몰래 데려다 키우는 비밀입양이 대부분이다. 특히 보살핌이 절실한 장애 어린이의 국내 입양률은 2% 수준에 불과하고, 나중에 장애가 드러나 파양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선진적인 입양 문화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가족 없는 어린이는 위탁가정이나 입양가정의 보호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가족의 행복과 사랑, 이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영국 등 많은 선진국은 고아원 같은 시설 수용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긴다. 버려지는 아이의 3분의 1 가량이 시설에 맡겨지는 우리 현실을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 경제성을 이유로 입양·위탁 가정보다는 시설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건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사회 전체가 포용하는 일이다. 입양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고 함께 키운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한 이유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