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10 19:57
수정 : 2006.05.10 19:57
사설
각종 음란물이 인터넷에 이어 이동전화와 휴대형 동영상 기기 같은 휴대 기기에도 침투하기 시작했다. 경찰청이 그제 밝힌 것을 보면, 이동전화로 제공되는 이른바 ‘야설’(야한 소설)들은 ‘성인물’ 수준을 한참 넘는다. 문제는 이동전화뿐 아니다. 청소년들이 휴대형 동영상 기기로 음란물을 돌려보는 일도 늘어난다고 한다.
이런 음란물들의 내용 자체가 새삼 충격적인 건 아니다. 인터넷에서 얼마든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인터넷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런 기기들의 특성 때문이다. 인터넷과 비교할 때, 개인용 휴대기기는 훨씬 더 은밀히 이용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란물에 빠져들기 딱 좋다.
이동전화의 야설도 이제 사전 심의를 받게 된다니, 지금처럼 심한 내용들은 걸러질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는 건 아니다. 청소년위원회의 추산으로는, 청소년의 3분의 1 이상이 부모 이름으로 등록된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 이들은 간단한 성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언제든 성인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이동전화 실제 사용자 등록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휴대형 동영상 기기는 더 걱정이다. 빠르게 보급이 확대되는데다 무선 인터넷 기능을 갖춘 제품들도 나오고 있어, 머잖아 음란물 이용의 주요 도구가 될 우려가 높다. 기술적 대책은 디지털 음란물 이용에 대한 성인 인증을 강화하는 것말고 뽀족한 수가 없다. 청소년이 건전하게 즐길 오락거리를 충분히 제공하고 교육와 지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최선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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