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1 17:07
수정 : 2005.02.21 17:07
“사생활 침해” “언론구실 충실”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한 호텔에서 40대 여성과 함께 있었다는 <와이티엔>의 보도에 대해 ‘사생활 침해’라는 의견과 ‘언론의 감시 구실’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또 정 의원 쪽에선 “묵주를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누리꾼(네티즌)들은 이를 ‘묵주게이트’라고 부르며 패러디물을 띄우고 동영상을 퍼나르고 있다.
21일 ‘네이버’ 즉석 투표결과를 보면, 9589명 가운데 72.72%(6973명)가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보도 윤리에 어긋난다”는 의견은 25.98%(2424명)에 그쳤다. ‘인터넷 한겨레’ 투표에서는 31.1%가 “명예훼손”, 19.1%는 “언론 구실에 충실”, 44%는 “후속 심층 취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팔로안’은 “이런 보도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정치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그64’는 “호텔에서 전혀 ‘이상한 일’을 벌이지 않았는데 벌인 것처럼 보도하면 좋겠나”라고 물었다. ‘에이치티지3325’는 “고문 등 인권 유린을 성토하면서 확실하지도 않은 정황만으로 인권을 무시하는 누리꾼은 자중해야 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네소리’는 “사생활을 침해받기 싫다면 공인이 되지를 말지”라며 “국회의원이라면 도덕성도 있어야 하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알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한’은 “고문 받은 시민의 인권에는 관심도 두지 않더니 고문 의혹 있는 공인의 인권에는 참으로 관심이 많다”라고 꼬집었다.
‘보도 윤리에는 어긋나지만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자생각’은 “이성은 인격과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감정은 정 의원이 지닌 야만의 역사에 대한 상징성 때문에 그의 사생활이 난자당하는 ‘블랙코미디’에 박장대소하게 된다”고 썼다.
또 언론이 스캔들을 쫓아다니기보다는 고문 등 핵심적인 의혹을 드러내는 데 힘을 쏟아야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사랑은 마음으로 부터’는 “한 인간에 대한 불신과 경멸을 이끌어내는 데는 인신공격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스캔들에 대한 수근거림이 아니라 고문이나 무책임한 폭로식 정치에 대한 단죄를 보고 싶다”고 썼다. 지난 17일 ‘다음’에선 한 누리꾼이 정 의원과 고문피해자들의 텔레비전 공개토론을 제안했고 이에 8100여명이 지지서명을 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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