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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9 20:56 수정 : 2006.05.29 20:56

사설

최근 경기도에 있는 영어마을 두 곳에서 학생 성추행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안산 영어마을에선 교사가 기숙사에서 자던 학생 6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고, 성남시에서 민간 업체에 위탁한 성남 영어마을에서도 교사의 과도한 신체 접촉이 말썽이 됐다. 색다른 영어 체험을 기대하며 영어마을에 참가했던 어린 학생들로선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영어마을의 운영 허점을 보여주지만, 근본적으론 우리 사회의 성추행 실태와 교육 문제까지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영어마을은 학생들이 합숙하면서 교육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기에, 관리가 소홀하면 여러가지 불미스런 일이 벌어질 여지를 안고 있다. 또 우리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교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영어만 써야 하기에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있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편의에 특히 신경써야 마땅하다.

더 큰 문제는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과정과 사후 처리에 있다. 성남 영어마을의 경우 학생들이 교사의 과도한 신체접촉 사실을 교육을 참관하러 방문했던 부모들에게 털어놓음으로써 공론화됐다고 한다. 학생들이 불편을 느낄 때 바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었다면 문제를 좀더 일찍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런 풍토가 자리잡지 못한 건 흔히 지적되는 우리 교육 현장의 문제점인데, 영어마을도 상황은 똑같았던 셈이다. 평소 학생들의 의견이 존중되고 학생들이 눈치보지 않고 불편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건이 터지자 경기도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해 캠프를 24시간 감시하고 일과 뒤 인력 통제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놨으나, 이 또한 교육적으로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기관은 임시방편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교사들에 대한 성추행 교육이나 상담 교사를 통한 예방 활동 등 좀더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마땅하다.

이번 사건은 단지 영어마을의 문제로만 봐선 안 된다. 머지않아 각급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캠프 활동이 벌어질 것이고, 이번 일과 비슷한 성추행 사건이 얼마든 반복될 수 있다. 교육 당국은 지금부터 관련 기관들에 대한 지도와 홍보 등 대책을 서둘러서, 동심이 멍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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