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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11 18:03 수정 : 2006.06.11 18:03

사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엊그제 지상 3000미터 상공을 날던 아시아나 항공기에 벼락과 우박이 내리쳤다. 레이더 장치가 들어있는 조종석 앞부분이 몽땅 날아갔으며, 조종석 앞 유리창은 산산조각 금이 갔다. 엔진 덮개에도 큰 구멍이 생겼다. 자동 비행장치와 자동 출력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조종사들은 앞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항공기를 무사히 착륙시켜, 단체여행을 다녀오던 초등학생 170여명 등 200명의 승객을 무사히 구한 것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일등공신은 당황하지 않고 노련하고 침착한 대응으로 비상착륙에 성공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었다. 기장과 부기장은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옆 창문으로 활주로를 살피면서 수동착륙에 성공했으며,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비상 대처 요령을 침착하게 설명함으로써 승객들의 동요를 막았다. 이창호 기장은 “가족 생각보다는 오로지 조종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승객의 안전을 우선하는 투철한 직업정신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낸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들 두 조종사들에게 최고 영예인 ‘웰던 표창’을 하고, 승무원들도 각각 포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땅히 격려할 일이다.

이처럼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매년 두차례씩 진행되는 시뮬레이터 훈련과 계절별 상황에 따른 비상착륙 훈련 등 평소의 훈련 덕분이다. 평소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일이었다. 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항공사의 훈련 이행 상태를 점검하기 바란다. 최근엔 여름철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소형 항공사들이 잇따라 새로 취항했다. 게다가 잦은 돌출 기상으로 항공기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고기로부터 연락을 받은 김포공항 관제탑의 대응도 신속하고 정확했다. 다른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한 뒤 사고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고도와 방향 등을 정교하게 안내했다. 지상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기시켰다. 당연한 조처이겠으나, 수준높은 관제술과 빈틈없는 대비태세도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항공기의 앞 부분이 한차례 벼락에 그렇게 통째로 떨어져 나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비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엄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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