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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5 19:54 수정 : 2006.06.25 19:54

사설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축구 대표팀이 아쉽게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원정 경기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아프리카 지역 예선전에서 1위를 했던 토고에 역전승을 거두고, 축구 강국인 프랑스와도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한국이 2002년 4강에 올랐던 것이 이른바 ‘안방 효과’ 덕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태극전사들은 매 경기마다 상대방에게 먼저 점수를 내준 뒤에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당당하고 자신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질서있고 수준 높은 우리의 응원 문화도 2002년에 이어 또다시 세계에 자랑할만한 대한민국 상품이 됐다. 수십만명이 광장에서 밤을 꼬박 새면서 경기를 즐겼지만, 아침에 그들이 떠난 자리는 대체로 깨끗했다. 광장에는 맘껏 소리지르고 춤추는 일상에서의 일탈이 넘실댔지만, 외국 훌리건들의 난동 같은 추태는 없었다. 독일로 응원 원정에 나선 붉은 악마들도 마찬가지였다. 열정이 넘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우리의 응원에 세계인이 감동했다.

이젠 내일을 준비할 차례다.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이 아쉽게 느껴진 부분이 없지 않지만, 세계 축구의 벽은 높았다. 누구와 싸워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나 지치지 않는 체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축구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공을 다루는 기술력을 더 키워야 한다. 국내 프로축구의 활성화도 중요하다. 4년을 주기로 한번씩 반짝하는 열성과 관심으로는 16강, 8강의 꿈을 다시 이뤄내기 어렵다. 또 대표팀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유소년 축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유럽 각국이 축구에 강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학교 체육과 클럽 활동을 통해 될성부른 싹을 적극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잃어버린 체육시간부터 찾아주자.

우리 앞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문제와 평택 대추리 문제, 북한 미사일 문제 등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현안들이 쌓여 있다. 그동안 월드컵 열기에 묻혀 등한시된 느낌이 없지 않다. 이제는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에 쏟아야 한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통합되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가장 필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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