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02 19:39
수정 : 2006.07.02 19:39
사설
요즘 경기 관련 지표를 보면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생산이나 수출 등 실물지표는 좋은 반면, 경기 전망에 참고할 만한 선행지수나 심리지표는 갈수록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경기 회복세 온기가 아직 윗목까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짝경기에 그친다면 경제가 살아나길 애타게 기다려 온 서민들로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게다.
전문가들의 경기 진단도 엇갈린다. 정부는 하반기 이후도 낙관하고 있지만,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는 경기 급락 가능성을 경고한다. 중간쯤인 한국은행은 판단하기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한다. 5월 산업활동 동향을 봐도 마찬가지다. 생산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1.6% 늘었지만, 무엇보다 관심이 모아졌던 선행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실제 경기에 여섯 달 정도 선행하는 선행지수가 3~6개월 계속 떨어지면 강력한 경기하강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데, 넉 달째 하락세라는 건 심상찮은 흐름이다.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도 불안을 더하게 한다.
정부가 경기관리에 어느 때보다 신경써야 할 때다. 막연한 낙관은 소읽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서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그동안 정부 경제팀은 거시경제 관리면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하게 말하면 말로 심리를 다둑거리려는 정도 말고는 별반 한 일이 없다.
정부 경제팀도 새로 꾸려진다. 경제팀이 주어진 권한 안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경제 주체들에게 거시경제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 어느정도 경기 회복세가 뒷받침돼야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도 할 수 있다. 그게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이념 논란으로 국가 에너지를 낭비하는 걸 막는 길이기도 하다. 다만 지표에 연연해 단기 대증요법에 기대려는 유혹은 경계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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