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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1 18:13 수정 : 2006.07.11 19:20

사설

강재섭 의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됐다. 내년 말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할 유력 인사들을 애초부터 제외하고 뽑은 이번 한나라당 지도부는 한마디로 대선 관리형 과도체제다. 이는 당의 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 대선주자를 보호하고, 그들 사이 경쟁을 뒤로 늦추기 위해 한국 정당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일종의 정치실험이다.

첫 시도인 만큼 한계도 많다. 우선 관리형 지도부는 주요 의사 결정에서 대선주자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물러나면서 사학법 재개정을 당부한 한마디에 눌려 한나라당이 지난 임시국회 때 민생법안 처리를 사학법과 연계해 국정을 발목잡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자칫 특정 주자에 대한 유불리를 놓고 당내 논란이나 갈등이 발생할 소지도 크다. 이미 경선 운동 기간에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주자의 대리전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또 이래서는 국민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새 지도부는 대선주자들의 전위대나 관리인 구실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시대 요구에 맞게 당을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 새 지도부 구성원 대부분이 강성 보수파로 평가받지만, 시대정신에 충실한다면 변신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먼저 한나라당의 보수 색깔에 ‘합리주의’라는 내용을 알차게 채우기 바란다. 색깔론 등 낡은 이념에 매달리거나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의 난맥상에서 보듯 구태의연한 행태를 계속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 주도세력이 될 수 없다. 한나라당 안팎에 포진한 수구적 세력들과의 단절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구가 지역구인 강 신임 대표는 옛 여권의 민정계 출신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당내 균열을 추스르고 자신의 향기를 퍼뜨리기 바란다.

제1야당으로서의 국정에 대한 책임도 과감하게 져야 한다. 집권층의 인기추락에 따른 반사이익만 챙기려 해서는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북한 문제,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정책 대안을 내놓기 바란다. 대안 없는 반대로 일관하다가 좌절했던 지난 대선 때의 경험을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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