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30 18:38
수정 : 2006.07.30 21:32
사설
아리랑 2호가 정상 작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지상 685km에서 가로세로 1m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민수용으로는 최고 수준의 위성이다. 국산화율이 80%에 이른다. 독자적인 위성의 꿈이 성큼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잇따른 수재로 캄캄해진 한반도 하늘에 하나의 별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전후해 우리 국민을 가장 답답하게 했던 것은 독자적인 정보수집 능력의 부족이었다. 우리는 발사 준비에 대한 인공위성 혹은 고성능 정찰기의 영상 정보를 거의 전적으로 미국 의존했다. 때론 일본으로부터도 제공받았다. 그래서 정부의 판단은 이들의 의도에 끌려다니기 일쑤였다. 간혹 인적 정보에 의존한 판단을 제시하곤 했지만, 자주 빗나갔다. 국방부가 미사일 사태 이후 감시 및 첩보에 이용할 다목적 인공위성의 확보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다. 정부가 강조하는 자주국방의 실현을 위해서도 독자적인 정보 수집능력은 선결조건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을 빌미로 군사 대국화를 추구해 온 일본은 최근 잇따라 첩보위성을 쏘아올리고 있다. 지난 3월엔 해상도 1m급의 광학망원경, 악천후에서도 지상을 관측하는 레이저 망원경을 단 위성 등 두 대를 쏘아 올렸다. 9월엔 세 번째 첩보위성을 발사하며, 2010년까지는 해상도 50cm급의 위성을 발사한다고 한다.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지형을 손금 들여다보듯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기술은 일본에 상당히 뒤처져 있었다. 아리랑 2호를 통해 겨우 뒤쫓기 시작했다. 민수용이라곤 해도 해상도 1m급은 냉전시대 때 첩보위성의 수준에 불과하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가 있긴 하지만, 해상도가 6.6m급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8년엔 레이저 망원경을 갖춘 위성, 2009년엔 해상도 80cm급의 위성을 발사한다고 한다. 발사체 개발은 물론 발사센터도 내년에 준공한다.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정보는 국력이다. 특히 위성의 영상자료는 국가안보뿐 아니라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환경변화 감시, 자원탐사 등에 이용된다. 아울러 태풍 산사태 적조 등 자연재해를 감시하고 분석하는 데도 쓰인다. 온통 어둔 전망 속에서 별 하나 쏘아올린 아리랑 2호 개발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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