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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3 18:32 수정 : 2006.08.03 18:32

사설

최근 치른 교육위원 선거 결과는 두 가지 점에서 주목됐다. 하나는 교육장과 교장 등 교육관료 출신들이 시·도 교육위원회를 장악하게 됐다는 것이고, 둘째는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전교조)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거 탈락했다는 것이다. 당선자 중 퇴직 교육관료가 60% 이상이고, 전교조 쪽은 10% 뿐이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전교조의 퇴조만을 조명할 뿐, 교육관료 출신의 교육위원회 장악으로 말미암아 생길 수 있는 폐해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교육위원회는 시·도의 주요 교육정책을 심의하고 조례안이나 예산안을 검토하는 등 시·도 교육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한다. 국회나 지방의회와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전교조 쪽 위원 24명은 각 교육위원회에서 견제자 구실을 충실히했다. 그러나 앞으로 대다수 교육위원회는 견제자 없이 운영되게 됐다. 현직보다 더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전직 관료들이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자명해 보인다.

이런 결과의 원인으로는 우선 선거제도를 꼽을 수 있겠다. 선거인은 교장 등 학교 관리자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위원들이다. 학교 관리자들이 짬짜미를 하면, 당선자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중요한 원인은 전교조에 대한 학부모의 실망을 꼽을 수 있다. 4년 전 전교조는 동일한 제도에서 35명을 추천해 24명을 당선시켰다. 올해는 42명 가운데 14명뿐이다.

전교조 지도부는 수구언론이 막판에 터뜨린 색깔론과 잘못된 선거제도 탓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교조가 주목할 것은 수구언론의 어설픈 색깔론 공세에도 맥을 못추고 주저앉을 만큼 허약해진 학생·학부모와의 연대의식이다. 선거기간 내내 전교조 지도부는 성과급 반대투쟁에 몰두했다. 자식의 학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리라 믿는 교원평가제나 성과급제, 방과후 학교 등을 거부하는 전교조가 미더울 학부모는 많지 않다. 어설픈 색깔론에도 학부모의 마음이 흔들릴 만한 형편이었다.

결성부터 지금까지 전교조가 무수한 도전과 시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참교육을 통해 맺어진 학부모·학생들과의 끈끈한 연대 때문이었다. 전교조는 이 연대를 회복해야 한다. 학부모와 함께 부교재값 인하 운동을 펼쳐 온 전교조 경남지부는 당선자를 2명으로 늘렸다. 열쇠는 연대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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