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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0 20:47 수정 : 2006.08.20 20:47

사설

미국산 쌀에서 식용으로 허가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 물질이 발견됐다. 이 유전자 변형 물질은 ‘엘엘라이스(LLRICE) 601’로, 제초제에 견딜 수 있는 박테리아성 유전자 본체(DNA)를 보유한 물질로 알려졌다. 미국산 쌀이 밥상에 오르는데다 일부 악덕 유통업자들에 의해 국산 쌀로 둔갑해 팔리기도 하는 마당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일이다. 미국 농무부는 이 물질이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곧이곧대로 믿을 건 못 된다.

유전자 변형 물질은 미 아칸소주와 미시간주 보관 창고에 있는 시판용 쌀의 샘플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가 수입하는 캘리포니아산이 아닌 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농림부도 문제가 된 쌀은 쌀알이 긴 장립종으로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중립종 칼로스와 다르다고 밝혔다. 그렇다 해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엄중한 사안이다. 칼로스 쌀에는 유전자 변형 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미국 정부의 증명서가 붙어 있긴 하지만 행여 모르는 일이다. 이번에 유전자 변형 물질이 발견된 쌀도 그동안 안전한 것으로 여겨왔던 것들 아닌가. 어떤 유전자 변형 물질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먹거리만큼은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는 한 밥상에 오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일본은 즉각 장립종 미국산 쌀 수입을 금지했다.

우리 정부도 수입 금지에 나서야 하나, 현실적으로 그럴 것까진 없어 보인다. 올해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한 22만5천톤은 이미 다 들여왔고 다음에 수입할 쌀은 9월에 입찰에 부쳐 연말이나 내년 초에 들여온다고 하니, 즉각 수입금지한들 실익이 없다. 사안이 분명해질 때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는 셈이다. 우선은 수입된 미국산 쌀 중 가공용 등으로 보관된 물량이 시중에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미 농무부의 경위 조사를 지켜보는 데 그치지 말고 자체적으로도 검사를 해, 안전하다고 판명될 때까진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 내년분 수입물량 입찰 역시 유예하는 게 옳다. 농산물 수입에선 국민 건강이 어떤 고려보다 최우위에 있어야 함에도,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를 비롯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선 정부가 그런 믿음을 주지 못했다. 국민 건강은 어떤 것과도 거래하지 않는다는 신뢰가 중요함을 재삼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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