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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30 19:12 수정 : 2006.08.30 21:22

사설

어떤 분야든 최고에 오른 사람들을 대중은 경외감으로 바라본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 분야의 스타플레이어는 남보다 뛰어난 실력 하나만으로도 대중의 우상이 된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대개는 성숙함이 모자라 인기가 오래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 야구사에서 최초로 20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화 투수 송진우 선수는 다르다. 그는 우선 경쟁 상대인 동료들한테 사랑받고 존경받는다. 다른 구단 선수들도 ‘회장님’이라고 부를 정도다. 1999년 프로야구선수협회를 앞장서 만들어 선수들의 지위향상과 함께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이끌었다. 당시 협회 발족을 막고자 8개 구단 경영진이 선수들을 협박할 때 자기희생을 무릅쓰고 초대 회장을 기꺼이 맡았다. 충북 충주 성심학교의 청각장애인 야구부에 물적·정신적 지원을 해 오는 등 따뜻한 가슴도 지녔다.

200승에 102세이브라는 기록 자체도 앞으로 몇 해 동안은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200승 투수는 역사가 긴 미국과 일본에서는 많지만, 200승-100세이브의 기록은 세계 두번째다. 89년 4월 프로야구에 데뷔한 뒤 580경기 만의 일이다. 열여덟 시즌 동안 매년 11승 이상을 올린 셈이다.

그는 올해 마흔살이다. 동년배들은 이미 오래 전에 은퇴했다. 실력으로 마운드를 제패한 노장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그의 다음 목표는 3000이닝 투구를 달성하는 것이다. 앞으로 약 200이닝이 남았다. 그런 도전을 지켜보는 일만으로도 팬들은 즐겁다.

아쉬운 것은 그가 대기록을 일궈낸 어제의 시합을 공중파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방송도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송 선수 자신의 서운함이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수의 기록은 팬들의 후원과 사회의 관심이 뒷받침될 때 더욱 빛이 나고 프로 야구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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