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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1 20:09 수정 : 2006.09.01 20:09

사설

서울대학교가 또 논문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의혹의 진원지는 황우석 전 교수의 연구팀이다. 서울대는 황 전 교수와 이병천 교수 제자 9명의 석·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논문에 실린 사진을 조작해 다른 논문에 다시 실었거나, 똑같은 사진을 ‘돼지 논문’과 ‘호랑이 논문’에 동시에 사용한 의혹 등을 확인하는 참이라고 한다.

석·박사 학위 논문은 독립적인 과학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다. 때문에 서울대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5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5차례에 걸쳐 심사를 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양심과 자질을 결여한 학자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이미 황우석 사건을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 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진리와 진실을 탐구하는 학자로서 자격은 더 논할 가치조차 없다. 그러나 서울대는 특정 연구팀에서 몇 해에 걸쳐 똑같은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데도 자체 검증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러니 세계 상위 대학 100곳에 어찌 들어갈 수 있겠는가.

황우석 사건은 국내외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지만 아직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다. 세세한 부분까지 진실 규명이 안 된 탓에 이번 조작 의혹처럼 계속 학계에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책임은 서울대에 있다. 수의과대학의 진실규명위원회는 일방적으로 황 전 교수를 옹호했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엄격하게 책임을 묻겠다던 정운찬 전 총장은 논문을 조작하고 연구비를 횡령한 관련자들을 경징계하고 물러났다. 서울대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킨 셈이다. 아직도 황우석 사건과 관련된 자정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터다. 서울대는 이번 논문 조작 의혹에 대해 포괄적인 조사와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

서울대에는 막대한 세금을 연구비로 지원받는 큰 규모의 연구 집단이 많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라도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인사 정책만이 실추된 서울대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아탑 내부의 일로 대충 넘어가기엔 국민들의 세금을 너무 많이 지원받는 까닭이다. 이제는 대학 운영에도 사회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 언제까지 국민들한테 실망을 안겨줄 것인가. 새로 취임한 서울대 총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번 조사가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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