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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8 18:39 수정 : 2006.09.08 18:39

사설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가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1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아셈은 동아시아의 역동적인 경제발전에 바탕을 둔 아시아 나라들의 자신감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에 대응할 유럽의 필요성이 만나 1996년 3월 타이 수도 방콕에서 그 첫걸음을 떼었다. 10년 사이 유럽연합의 확대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확대 덕분에 아셈 회원국은 유럽연합집행이사회를 포함해 서른아홉 나라로 늘어났다.

이처럼 양적 성장은 했지만 아셈의 위상은 만족스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난 3월 발표된 ‘아셈 10년 회고와 전망’이란 보고서도 “좀더 넓은 국제적 맥락에서 아셈의 존재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아셈의 약화는 21세기의 지역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아시아의 외환위기와 99년 반세계화 시위, 2001년 미국 세계무역센터의 파괴 등으로 냉전해체 뒤 풍미하던 낙관주의가 퇴조하면서 다자협력 틀에 대한 열의가 줄어들었다. 또 ‘비공식적이고, 구속력 없는 대화 포럼’이라는 아셈 자체의 성격이 지닌 한계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아셈이 국제협력 틀로서 제구실을 하려면 대화 범위 등 외연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대화의 깊이를 확보해 구체적 성과를 내는 게 불가결하다. 이번 회의에서 다자적 국제협력 체제, 안보 위협, 문화간 대화 등의 의제와 함께 아셈의 장래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기로 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아셈이 새로운 10년을 내다보려면, 비공식적인 대화포럼 형태를 유지하더라도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기에 적합한 구체적이고 기능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개통하는 ‘유라시아 정보네트워크2’는 큰 의미가 있다. 2000년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네트워크 연결로 시작된 사업을 전 지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회원국 사이 정보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런 성과 축적과 더불어 아셈은 이라크 전쟁 이후 형성된 일방적인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지구촌 인구의 40%, 국내총생산액의 50%, 무역량의 60%를 차지하는 지역기구로서 전지구적 책임을 분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은 결코 사치가 아니고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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