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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2 20:40 수정 : 2006.09.12 20:40

사설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한-미-중 사이의 집중 협의가 별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남았을 뿐이다. 한국과 중국은 미국이 좀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으나 미국은 책임을 북한에 돌렸다. 북한도 ‘제재 모자를 쓰고는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앞뒤로 꽉 막힌 형국이다.

6자 회담의 미국 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한·중·일 순방을 마치고 어제 서울을 떠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대북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보다는 대북 압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북한을 6자 회담에 불러내기보다 사태를 악화시키기 쉽다는 점에서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한 해 가까이 열리지 못한 6자 회담의 동력을 고갈시킬 수도 있다. 곧 시작되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6자 회담과는 별개의 다자회동을 하자는 그의 제의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6자 회담 재개에 집중할 때다.

미국으로선 ‘북한이 제재를 받기 싫으면 회담에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태도가 교조적이고 뻣뻣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은 초강국인 미국과 비교할 수 없는 약자로서, 미국이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북한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6자 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강자인 미국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대북 포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화로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기본적 믿음을 북한에 줘야 하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미국에 바라는 ‘외교적 노력’도 바로 그런 것이다.

이제 한-미 정상회담이 더 중요해졌다. 두 나라 정상은 무엇이 6자 회담 재개로 가는 최선의 길인지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북한의 실질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한 해 전 발표된 9·19 공동성명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춧돌이 될지 여부는 이번 정상회담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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