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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3 22:15 수정 : 2006.10.23 22:15

사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쪽 접대원과 잠시 춤을 춘 사건이 연일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 의장에게 의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한 데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김 의장 등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안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안개모)은 어제 김 의장이 공개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 일행의 오찬장 행동이 신중치 못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가 북쪽 접대원과 손잡고 율동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고 유쾌하지도 않다. 현장 분위기상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사소한’ 행동이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도 질책받아 마땅하다. 무딘 정치적 감각의 결과가 뭔가. 개성공단을 찾아간 본뜻은 사라지고 보수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만 줬을 뿐이다. 김 의장은 어제 “부적절하고 부주의한 측면이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그러나, 이번 일을 마치 경천동지할 사건이나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도 본질을 외면한 정치공세다. 당시 정황 자체는 일부에서 주장하듯 ‘춤판’이나 ‘추태’로까지 불릴 만한 게 아니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창립 두 돌 행사에 딸린 오찬 행사에서 북쪽 식당 관계자들이 관례대로 손님을 환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소동에 불과하다. 의장직 사퇴 요구와 윤리위 제소 운운 자체가 우습다. 보는 이에 따라 눈살을 찌푸릴 만한 일은 되겠지만, 비도덕적인 윤리위반 사건이라고는 볼 수 없다.

더구나 김 의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 경협 등 포용정책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판단이나 정책 행보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생산적인 정책 경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선군정치의 첨병” “김정일 위문사절단”이라는 식의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정치 수준만 떨어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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